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해당 책의 간략한 줄거리, 저자소개, 느낀 점을 다루고자 합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어로 why fish don't exist라는 제목입니다. 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가라고 제목을 번역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모두 읽고 나면 더 그 이유에 대해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줄거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픽션 과학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룰루 밀러라는 방송구성작가였던 저자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맞으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데이비드 조던이라는 어류 분류학자에 대해 알게 된다. 데이비드 조던은 어류를 수집하여 알코올이 담긴 실험병에 담고 이름을 지어 수집하는 작업을 오랜 시간 해왔는데 1860년대 샌프란시스크에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연구실에 수집해놓았던 모든 어류병이 깨져서 어류와 이름이 분리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에 다시 어류의 비늘에 직접 이름을 붙이면서 재정리를 하였을 정도의 과제집착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데이비드의 비도덕적인 품성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룰루 밀러는 지금껏 의지하고 존경하던 존재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되고 인간이 의미를 부여하고 분류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사고를 한정하게 되고 다양성을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상 깊은 문구로서 "하늘의 별을 포기하는 순간 우주를 볼 수 있듯이, 어류라는 범주를 포기하면 자연의 다양성을 비로소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인간에게 분류와 범주라는 체계나 틀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문화와 사회화로 인해 인간이 설정한 틀일 뿐인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룰루밀러 저자 소개
룰루밀러는 방송작가였으며 과학자인 아버지로부터 우주는 혼란으로 가득차 있고 너는 이 세상에서 그리 중요치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면서도 우주 안에서의 질서가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인생의 의미와 존재의 의미를 추구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게 되면서 삶 자체가 뒤죽박죽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아버지의 말씀대로 우주는 갈수록 혼란이 더 커지는 것이지 결코 질서에 의해 단조롭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러나 그토록 신봉하던 데이비드 조던의 삶에 대해 깊이 알게 되면 알수록 미스테리한 그의 삶과 이율배반적인 그의 행동 및 생각들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류라는 분류체계를 포기하고 생명체의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넓히게 되면서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도 이중성애자로서의 모습을 보게 된다.
느낀 점
책을 읽고나서 그 내용에 의해 감동과 여운을 느낄 때가 많지만, 내용보다 더 차원 높은 수준의 깨달음을 가져오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은 후자에 해당하는 책이었는데 인간의 사고체계와 진리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떠올리게 되는 책의 힘 때문이었다. 데이비드 조던은 스탠포드대학과 인디애나대학에 그 학자의 이름을 딴 건물이 있을 정도로 당대 존경받는 과학자였는데 이후 그의 생에 대해 재조명되면서 또한 이 책이 발간되고 나서 스탠포드대학과 인디애나대학은 해당 건물의 이름을 지우고 다른 이름으로 대체하였다고 한다. 인간이 오랜 세월 믿어왔던 종의 분류와 체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러한 체계가 인간의 사고를 지배할 수도 있고 진실을 볼 수 없도록 가리울 수도 있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도록 만든다. 우리의 현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인해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데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작은 해답을 던져줄 수 있는 책으로 본 저서를 추천한다.